기본을 중시하는 희망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
김현종 · 2026-05-28 · 칼럼
이명박 정부의 출범 초기부터 부동산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다. 이는 성장과 개발보다는 분배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비중이 높았던 참여정부 시절, 소위 강남으로 표현되는 가진 자들이 그동안의 차별대우로부터 보상을 받고자 하는 기대감이 현 정부에 표현된 것이다. 현 정부 또한 그 태생이 자본가, 사용자, 기업가 들인 관계로 이들의 기대에 충족하기 위한 정책들을 쉼 없이 쏟아 내었다.
그러나 인수위시절부터 내각 인선에 이르기까지 현 정부는 국민 일반의 기대와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더욱이 나만이 옳다는 현 정부와 한나라당의 독선은 아예 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임을 부인하지 못하겠다.
이 정부는 부동산정책 뿐만 아니라 교육정책, 노사정책, 대북정책 등등 이전 시기를 ‘잃어버린 10년’으로 표현하며 송두리째 부정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 다음에는 그들의 국정운영철학을 제시하였어야 하는데 그 결과는 어떠하였는가? 소고기파동, 촛불시위, 용산 철거민 참사......,
일반 국민들과의 정책신뢰를 형성 하기는 커녕 반목과 갈등만을 키웠기에 앞으로 국정운영에는 더욱 험난한 장애물들이 있지 않을까 그 염려되는 바가 심히 크다.
실제로 건설 산업 등 부동산관련 규제완화정책이 정부 출범 초기부터 계속 이어져 오고 있으나 시장에서의 효과는 전혀 기대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실물경제의 추락이라는 외부요인과 그 파급효과에 흔들인 우리의 수출주도의 경제 구도에서는 미세한 부양정책 만으로 독자적 효과를 거두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최근 부동산과 관련된 각종 규제완화정책들이 서울 강남의 재건축시장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진(일부 지방 미분양주택 해소도 강조하고 있지만) 미세정책들이 남발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지금처럼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근본원인을 살펴보고 정상적인 시장이 조성되기 위한 기본적인 틀을 정비하는데 목적을 둔다면 지금 당장 보다는 좀 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안정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강남 3구의 주택소유자들을 거의 적대시하고 임기응변식으로 발표한 정책들도 우리의 부동산시장이 기본적인 소유와 유통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현재와 같은 냄비시장이 되어버린 데 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주택은 투자와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 부자는 크고 좋은 집에 살 권리가 있는 반면 가난한 사람들도 그 수준에 맞게 가정의 따뜻함을 담을 수 있는 주택이 필요하다. 즉, 주택은 사람들의 삶을 담는 하드웨어인 것이다. 국민의 주거복지를 위하여 국가는 주택의 수요와 공급 그리고 거래질서를 민간의 자율에만 맡겨 놓지를 못하고 공공이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여야 하는 것이다.
시장경제를 중시한다는 현 이명박 정부는 그 시장이 기업자본가만의 시장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또한 시장논리로 부족한 면을 공공이 채워야 한다는 국가의 국민에 대한 책임도 충분히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 단순히 몇 개의 정책으로 관련 산업은 일부 부양될 수 있을지언정 국민일반의 공리(公利)에 적합한 것인지는 별개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되어 우리경제가 처한 어려운 점을 충분히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균형 잡힌 희망청사진을 현 정부는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이나 관련 산업 참여자들이 큰 틀에서 정책신뢰와 시장의 안정적 예측을 갖고 미래를 나름대로 설계해 나가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