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라!

김현종 · 2026-05-28 · 칼럼

용산참사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라!

지난 1월 19일 서울 한복판 용산의 대로변에서 벌어진 참사를 기억할 것이다. 어제까지의 이웃이고, 소주 한 잔에 고단한 삶을 이야기 나누던 이웃들이 돈 이라는 괴물 때문에 이웃도 동네도 파괴되고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건을.

우리의 이웃들은 집을 가지지 못하였다고, 장사하던 가게가 내 것이 아니었다고, 평생의 터전이었던 곳을 떠나야 했다. 지나온 삶의 터전을 뒤로 하면서. 그렇게 이 시대 재개발의 역사는 소유한자 와 소유하지 못 한자의 삶을 분리하기 시작 하였다.

떠나지 못한 이들은 갈 곳이 없었다. 건물 옥상 차디 찬 망루 외에는.

거기는 그들의 하소연을 들어줄 이 아무도 없었다. 그저 몸으로 보여줄 수밖에는. 순진한 그들은 몇 시간 후 벌어질 사태를 상상도 하지 못하고, 걱정스런 마음으로 발을 동동 구르는 아내에게 또 아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잘 될 거라고, 두 팔을 머리위로 올려서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몇 번이나 몸짓하였다.

그러나 그 몸짓은 이내 절박한 하소연으로 바뀌었다. “저기 사람들이 있다고, 화염속에 사람들이 있다고, 저들을 살려달라고” 그러나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나올 수도, 있을 수도 없는 아비규환의 지옥 속에서.......

그렇게 그들은 사람 사는 세상을 등지고 예정에도 없던 먼 곳으로 가고 말았다.

하지만 아무도 그들을 보내지 못한다. 15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혼을 보낼 수 없는 가족들의 소박한 소망. 아니 그들은 절규한다. “빨리 보내주자고” 그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자상한 아버지였고, 사랑하는 남편이었는데 왜 죽어야만 했느냐고, 죽어서도 죽은 것이 아닌 지금의 세상은 누구의 세상이냐고 그들은 반문한다.

보내주자. 어서 빨리 하늘나라로 보내주자. 그래서 남은 가족들이라도 이 잘못 정의된 세상에서 그 나마 삶을 잘 이어가도록 그리고 하늘나라에서라도 세속에 남겨진 가족을 지켜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보자.

이 글을 준비하면서 용산참사 관련 자료들을 쭉 보았다. 개발을 통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맹목적 자본주의의 눈에는 함께 살던 사람들의 소중한 삶이 보이지 않는 여기 대한민국의 어두운 측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회적 배려가 줄어들고 분열은 커지고 깊어가고 있다.

지금 여기서, 억제하지 못하는 가진 자들의 횡포에 대하여, 또 재개발 관련 법제도의 미비점을, 언론과 정권의 극단적 보수지향성이 가진 일방주의 사고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미 그들의 생명을 앗아갔고, 그 가족들의 가슴에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겼는데.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과연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돈을 가졌던 가지지 못하였던, 서울에 살든 지방에 살든, 배웠든 배우지 못하였든, 잘 났든 못 났든, 우리는 지금 이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한 쪽의 사람들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아니 함께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힘과 돈과 칼을 쥐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느 사회나 부조리, 욕심, 부정, 비리, 이윤추구가 없을 수는 없다. 최소한 우리가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밀림에 살고 있는 동물이 아니라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의 틀과 제도 그리고 상식이 통하는 그리고 열심히 노력한 이가 대접받고 성공하는 그래서 기본적인 인격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아닌 남에 대한 배려, 남의 삶도 소중하다는 존중, 내 이익을 추구할 때는 남에게 손해는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정당성, 공정한 경쟁과 노력으로 부를 창출하고 그 결과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사회, 또한 경쟁에서 진 자들에게는 최소한 인간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배려, 즉 사회안전망의 마련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더불어 중요하다.

내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망루에 올라갔고, 주검이 되어 내려온 그들, 그리고 그들의 살과 피와 희망을 태운 불, 그 그을음은 고스란히 우리의 머리위에 내려앉았다. 폼페이화산의 먼지처럼.

우리가 그 먼지를 깨끗이 털어내 보자. 우리 자신도 다시 먼지가 되어 우리 자식들의 머리위로 떨어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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