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행정을 위한 ‘의회와 시민사회’의 역할
김현종 · 2026-05-28 · 칼럼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선거를 통해서 실질적인 지방자치 시대를 열었다. 지방자치의 본질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기본적인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그 하나는 자치권한의 보장이고 다른 하나는 자치능력의 확보이다. 자치 권한과 자치 능력의 관계는 상호 보완적이다.
예를 들어, 가장은 집안의 기둥이며 권한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 권한의 보장은 가장이 벌어오는 수익에 의존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경제적 파탄 때문에 붕괴하는 가족들을 많이 보아왔다. 물론 모든 가족들이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파탄되지 않겠지만, 가장의 권한과 존경은 경제적 자립에서부터 온다. 자치 능력의 확보는 권한을 능동적으로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결합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지방자치의 진정한 실현은 지방자치 단체의 건실한 재정기반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60%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부족한 재정으로 무리한 지역 현안과 정책을 처리하다 많은 문제가 나타나고, 결국 그 피해가 시민들에게 분담되고 있다.
지자체, 시민의 중계자의 역할 무엇보다 중요
올바른 지방 자치 행정을 위해서는 첫째, 자치단체장의 적극적인 노력과 태도가 중요하다. 자치단체장의 관심과 정치 성향에 따라 지방정부의 활동 방향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의 다양성을 둘러싼 갈등과 정책 조정 과제들을 대화와 토론으로 풀어갈 수 있는 역할과 태도가 자치단체장에게 필요하다.
둘째, 지방의회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지방의회는 행정부처를 감시 및 견제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그러나 집행기관인 시장이 정책을 집행함에 있어 자치의회의 현실은 의회 본래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회의 이러한 위상은 자치단체의 각종 개발정책 및 사업들의 평가나 견제의 기능을 제약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집행기관은 정책관련 정보를 사전에 의회나 시민에게 충분히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으며,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상황에서 개발이익을 중심으로 지방의회와 지자체장의 연합이 형성될 경우 개발업자들의 이익만 증가시키고, 시민을 위한 노력들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될 수밖에 없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조정해 나가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예산을 심의의결하고 결산을 승인하는 권한을 가진 의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시민사회는 시민운동을 이끌어가는 단체이며, 시민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지방자치는 지역의 유지들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모임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무분별한 공약과 그 공약을 집행하는 방식에 대해서,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을 대신해서 시민의 여론을 형성하여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로부터 상대적인 자율성을 가지고 그 지방의 행정사무를 자치기관을 통해서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활동과정이다.
아울러 지역주민이 여러 시민자치단체에 적극 참여를 통하여 사회참여가 선행되고, 그 대표 기구 등을 통하여, 사회 현안 문제를 협의 조율하는 형태가 핵심 개념이다. 올바른 지·자체 형성과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참여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지역주민 참여 소통창구 있어야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자체 현실은 일부 소수 정치인들과 지역 토착세력에 의해 지·자체가 시민과는 동떨어진 중앙 정치세력을 위한 발판으로 이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건강한 시민사회는 다양한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시민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 하는 중계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방자치는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자율적인 참여 노력이 성숙할 때 활성화될 수 있다. 지역의 정책은 지방자치단체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가야 하는 공동체의식이 필요하다. 지방자치제의 성공은 시민사회의 활동역량과 비례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문제해결 가능성은 시민사회가 지방정부의 정책파트너로서 그 역할과 기대에 부응할 때 가능하다. 특히 중앙에서 지역으로, 농촌으로 갈수록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고 그 운영이 절실히 요구된다. 시민사회의 역량강화 및 리더를 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지·자체 그리고 지방의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소통창구가 있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