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걷다! 아는 만큼 보인다.

김현종 · 2026-05-28 · 칼럼

전북을 걷다! 아는 만큼 보인다.

전북은 한국사에서 가장 많은 역사 인물을 배출한 지역 가운데 하나다. 고조선의 마지막 왕 준왕을 시작으로 백제의 무왕, 조선의 건국자 이성계의 뿌리, 웅치. 이치전투의 영웅 황진장군 황박장군, 동학농민혁명의 봉화가 올랐던 정읍과 고부, 종교적 혁신을 시도한 소태산 박중빈의 원불교 창립지 익산까지. 한반도의 중심에서 굵직한 흐름을 만들어낸 지역이 바로 전북이다.

이러한 전북의 위상은 과거의 추억이 아니다. 지금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그 역사를 얼마나 알고, 어떻게 기억하며, 무엇으로 전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현재와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문화는 기억에서 시작되며, 기억은 이야기로 남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최근 각지의 역사인물을 조명하는 인문 콘텐츠가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역사인물을 탐방하며 전북을 걷고, 인물을 통해 지역을 다시 읽어내는 시도는 교양을 넘어 감성자각 문화관광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여행자에게 공간은 배경이지만, 인물은 이야기의 시간이다. 역사의 땅에 새겨진 정신과 사상이 곧 지역의 정체성을 만든다. 전북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걷기 좋은 역사’를 가진 지역이다. 고조선 문화의 전승과 백제의 두레. 불교문화, 동학의 민중사상, 일제강점기의 저항정신, 근현대의 종교개혁까지,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곧 시대의 증언이 된다.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는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전북의 문화와 역사가 세계 앞에 당당하게 어떤 도시인지, 어떤 이야기를 가진 민족인지, 어떤 비전을 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문화의 장이 될 것이다. 특히 전주를 비롯한 전북권의 유산과 인물은 올림픽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 다양성, 환경, 그리고 문화적 가치와 맞닿아 있다. 문화올림픽은 공연이나 전시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지역의 역사와 인물, 그리고 그 정신을 잇는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 걷는 길마다 인물의 이야기가 살아 있고, 그 이야기가 지역의 정신으로 이어질 때, 전북은 세계인을 초대할 수 있는 문화적 무대를 비로소 완성할 수 있다.

지금은 지역 정체성을 회복할 기획이 절실하다. 관광은 소비의 형태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통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 지역 인물을 따라 함께 걸으며 그 삶을 되새기고, 시대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야말로, 전북이 가진 진정한 문화 경쟁력이다. 인문 기행, 역사 산책, 인물 열전은 더 이상 학술적 텍스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제는 전북도민 모두가 지역의 사람과 이야기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질 때다. 학교에서, 마을에서, 골목과 들판에서 전북의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 출판, 영상, 교육, 관광이 함께 연결되는 역사 문화 콘텐츠 생태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 출발점은 단순하다.

우리 지역의 인물부터 알고 기억하자는 한 문장에서 시작된다. 내 고장의 역사도 제대로 모르면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지역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땅에 깃든 사람을 아끼는 일이다. 역사를 걸어야 미래가 보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개발보다, 더 깊은 역사 이해다.

전북은 이미 훌륭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제 세계를 향해 그 이야기를 제대로 꺼내 보여줄 차례다.아는 만큼 보인다. 그리고 보는 만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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