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된 소유의 행복
김현종 · 2026-05-28 · 칼럼
2010년 경인년 새해가 밝아오자 세상이 온통 백호랑이 얘기로 절정을 이루고 있다. 평소 존경하는 선배님께서 올해 새해 인사를 백호출림(白虎出林)으로 시작하셨다. 이는 가장 용맹스런 백호랑이가 밀림에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서, 숲을 떠나 넓은 세상으로 튀어 나오려 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항상 새해가 되면 나름의 목표를 정하며 밀림에서 나오는 백호처럼 희망찬 출발을 다짐하곤 한다. 행복하기 위해, 간절히 원했던 소망들 중에 물질적인 무언가를 소유하고 싶지는 않았었는지 생각해 보자. 집을 소유하고 · 부동산을 매입하고 · 중형차를 구입하고 · 직장에서 승진하는 것들은 일상적 생활에서 행복하기 위한 통상적 방법들이다.
하지만 소유를 위한 이러한 노력들이 행복한 생활을 보장하는 충분조건은 아니다. 지나친 “소유욕”은 때론 실패를 부르며, 신의를 잃고 · 사람을 잃고 · 건강을 헤치기도 한다. 그 동안 소중하게 정성들여 가꾸어 놓았던 모든 것들을 한 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 법정스님은 “무소유(無所有)”에서 소유는 불편하고 귀찮은 것이라 말씀하셨다. 소유를 줄이는 것은 삶의 집착과 불필요한 관심을 줄이고 · 고통을 줄이는 것이며, 마음의 평온을 찾는 것 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지나치게 가지려 하는 것은, 오히려 불행의 시작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무소유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소유에 집착하는 사람들 보다 많은 도덕적 관심을 받는다. 왜냐하면 버리는 것이 소유하는 것 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결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유”는 나쁜 것이고 “무소유”는 좋은 것인가?
“소유”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소유는 인간의 물질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를 의미한다. 부정적인 측면은 재물에 대한 지나친 욕심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을 말한다. “무소유”는 소유로부터 절제하는 삶의 태도, 즉 욕심을 줄이는 마음자세를 말한다. “무소유”는 미련 없이 버리는 마음의 자세가 도덕적으로 존경 받는 행위이지, 그 자체가 존경받을 만한 대단한 사건은 아니다. 거지가 이 시대 최고의 도덕군자라고 볼 수 없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유와 무소유를 향하는 의지들은 정반대의 노력일까? 라는 의문을 가진다. 필자의 생각은 소유하려는 의지와 무소유 하려는 의지는 전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치 등산을 할 때 산에 오르려는 인간의 마음은 산을 정복하려는 “소유”의 의지이다. 반대로 산을 내려오는 마음은 그 소유했던 의지를 버리는 “무소유”의 마음과 같다. 만약에 산에 오르기만 하고 내려가지 않는다면 그건 산행의 의미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내려가는 산만 있고, 오를 수가 없다면 그것 또한 산이 아닐 것이다. “소유”의 문제는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으려는 인간의 욕심에 있는 것이고, 그래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오르고 내리는 산처럼, 소유와 무소유는 끊임없이 반복하는 과정에서 진실 된 가치와 의미가 있다. 무조건 소유하거나 무조건 무소유 하는 것은 참 된 행복의 의미가 아니다.
우리는 무엇을 소유해야 할까?
소유든 무소유든 그 궁극적인 목표는 아마도 “행복” 일 것이다. 행복은 그 방법과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의하기가 쉽지 않지만, 아마도 행복은 외부에서 오는 외적환경 보다는 자신의 소중함에서 표출되어지는 “마음의 자유로움”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치 산행에서 내려오는 그 마음, 산을 오르겠다던 욕심을 버리고 내려오는 가벼운 그 마음이 행복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무엇을 소유해야 하는 것일까? 아마도 최고의 소유는 “물질적 대상”이 아니라 그 대상을 향해서 동행하던 “내면의 마음”이라 생각한다. 힘든 산행에 동반했던 동료의 아름다운 마음이 소유의 대상이다. 자신의 소중함과 상대의 소중함 속에서 서로가 “최상의 자아”를 발견하고 사랑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소유이다. 내가 나를 믿고 신뢰하게 하고 · 사랑하게 하고 · 보고 싶어 하는 마음, 그리고 동료 또한 자신의 소중함이 나와 기본적으로 같다는 생각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위한 출발점이라 생각된다.
새해에는 동료의 신뢰와 마음을 소유하자.
사람의 마음을 소유하는 것은 가장 힘든 일이다. 힘든 상황을 같이 하고, 어려운 일을 도와준다고, 그 사람의 마음을 소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내 것으로 가져오려면 그 사람의 가장 필요로 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멜 깁슨(Mel Gibson) 이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 “What Women Want”에서 여성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통해서 주인공은 딸과 화해도 하고, 사랑과 일에서 성공을 한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참된 동료를 위해서는 진실한 눈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어보자. 그것은 어떤 물질적 소유보다 주변을 행복하게 한다. 그래서 서로를 믿게 하고, 신뢰하게 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소유의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밀림을 뛰쳐나오는 백호(白虎)처럼 세상을 마음껏 뛰어다니면서, 위풍당당한 자세로 새해를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