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환경주의

김현종 · 2026-05-28 · 칼럼

도덕적 환경주의

최근 4대 강 개발 사업에 관한 논쟁이 활발하다. 찬성론과 반대론이 연일 언론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와 논쟁의 기준이 끊임없이 혼동되는 상황이다. 사실 오래 전부터 환경 친화적 도시, 지속 가능한 개발, 생태 환경의 개념은 모든 공공개발 사업뿐만 아니라 각종 건설 사업에서 필수로 등장하는 모토(Motto)였다. 왜냐하면, 개발 사업에서 환경모토는 놀이동산에서 자유이용권(free pass)과 같은 상징적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무분별한 자유이용권의 남용은 환경의 가치를 마비시키고, 환경 친화에 대한 분별력을 약화시켜서 환경에 대한 진실성과 진정성을 왜곡시킨다. 도덕적 환경주의와 범람하는 개발 환경 모토들은 오히려 환경파괴에 일조하는 경향이 있다. 환경 친화적 개발들이 점점 부정적 방향 혹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흘러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환경과학 기술에 대한 무비판적인 맹신

첫 번째는 환경과학 기술에 대한 무비판적인 맹신에 있다. 과학과 기술은 근대 합리적 이성에서 출발하여 실험과 경험을 통해서 수없이 많은 자연의 현상과 원리를 규명했다. 과학이라는 도구는 지구상의 자연과 생명을 합리적 잣대로 분류하고 통제하려고 했다. 그래서 인간은 환경문제 또한 과학의 영역에서 완벽히 해결할 수 있다는 오만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 오만함은 자연과생명의 영역까지 침범했다. 결국 과학은 우리미래의 힘인가 재앙인가에 대한 논쟁을 부를 수 있는데, 논쟁이전에 인간의 이성은 과학을 맹신했고, 과학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제2의, 제3의 문제에 대해서도, 과학이 해결 할 수 있다는 무서운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그 믿음은 제 2의 혹은 제 3의 문제들에게 무참히 점령당하는 현실을 초래했다. 과학에 대한 믿음은 현재의 과학이 가지는 능력이 아니라 그 능력이 가져올 문제에 대해 철저히 검증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에만 인증되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을 위한 새로운 토목환경과 기술은 고용창출, 저수량 확보와 수질개선이라는 경제적 편익과 일시적 효과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언제가 새롭게 발생될지 모르는 또 다른 환경문제에 대해서 현재의 과학으로 그 안전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엄청난 재앙을 만나게 될 것이다.

환경의지와 의식을 변화시키고 약화 시킨다

두 번째는 과학의 기술은 우리의 환경의지와 의식을 변화시키고 약화시킨다. 환경에 대한 근본적 윤리와 의식은 과학기술의 진화 속에서 의식하지 않는 순간 변화를 하고 있다. 가장 무서운 현실은 과학의 기술이 가져오는 편의(便宜) 는 과학이 가져올 고통을 초월 할 만큼 그 유혹이 달콤하기 때문에 인간의 윤리의식과 의지는 쉽게 점령당한다. 만약 유전공학의 성과로 인간 복제가 가능해지고, 생명의 연장의 꿈이 실현된다면, 복제인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아마도 엄청난 윤리적 딜레마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명 윤리의식은 닭고기, 달걀, 우유를 스낵으로 분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복제를 인간치료의 합리적 과정으로 분류할지도 모른다. 생명을 경시하려는 인간의 의식과 가치 변화는 과학의 합리적 이성이 만든 윤리일수도 있음을 경계하여야 한다.

기술의 권력을 통제 할 수 있는 책임이성

세 번째로 올바른 미래 환경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술의 권력을 통제 할 수 있는 책임 이성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과학기술이 추구하려는 기계적 이성에 대응하여 어떻게 대처하고 준비해야 할까? 다시 말해서 기계적 이성에 대응 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성 즉, 책임감을 부를 수 있는 도덕적 윤리이성을 키워야 한다. 전통적 윤리관에서 본다면 선(善) 과 악(惡)에 대한 기준은 선(善)에서 부터 출발한다. 철학자 한스 요나스의 '기술 의학 윤리에서는 “기술은 선도 될 수 있지만, 때로는 악”도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핵 기술은 핵발전소를 만들어 인류에게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하지만, 반대로 핵무기는 인류를 위협 할 수도 있다. 과학의 이성은 합리적이지만, 그 이성은 도덕적 경중을 구분하는 분별력이 없기 때문에 친구도 될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살인자로 돌변하기도 한다.

자연친화적 개발기술은 선에서 출발하지만 완벽히 검증받지 못한 기술력과 기계적·도구적 이성의 만성화, 그리고 결핍된 책임감은 선(善)의지를 부정적인 결과로 이끌어가는 원인이 된다. 만약 4대강 개발 사업뿐 만이 아니라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환경 친화적 사업들이 실패한다면, 그 원인은 환경 과학 기술에 대한 맹신과 과학의 힘을 지배하는 권력자의 이성과 책임감, 도덕성을 통제할 수 있는 모두의 힘이 부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범람하는 환경모토들이 각광 받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맹신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 아울러 생명의 가치를 신뢰하는 윤리적 측면이 반드시 우선시 되어야 하며, 환경과학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과학권력에 대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과학은 고삐 풀린 망아지와 같아서 끊임없는 도덕적 관심과 책임감으로 통제할 때 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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