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영화인’을 위한 축제
김현종 · 2026-05-28 · 칼럼
연극의 3요소는 작가가 쓴 희곡,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 그리고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으로 구성된다. 이 세 분야의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을 다 할 때 성공적인 공연이 되는 반면, 영화는 연극과 달리 배우와 관객이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고, 극장이라는 장소에서 제작자의 작품이 빛의 예술로 승화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대중이 흥행과 엔터테인먼트의 주체가 되며, 관객이 평가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막대한 투자로 제작되는 할리우드 영화들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하지만, 전주국제 영화제는 할리우드식 상업주의 영화가 아니라, 지역의 다양성과 영상예술을 표현하는 작품성 위주의 독립영화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주국제영화제는 현대판 예술과 철학을 담는 소외된 영상문화의 탈출구이며, 모든 영화인들의 아름다운 축제이다. 그래서 관객, 제작자, 그리고 배우들이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장(場)으로 진정한 축제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로써 열두 돌을 맞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산업과 문화축제의 메카로서 이미 자리를 잡았고, 국제 영화제로서 지역문화와 전통이 결합한 성공적인 영화 축제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전주가 영화산업의 메카로서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화제작자와 배우, 그리고 관객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관객들이 전주영화제에서 가장 힘든 일이 영화티켓 예매와 숙소 예약이라고 한다. 영화티켓은 한정적 요소라 달리 방법이 없겠지만, 문화를 즐기고 쉴 수 있는 숙소가 부족하다는 것은 즐거운 영화축제에 찬 물을 끼얹는 심각한 현실이다. 그러면, 영화제작자들에게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 마찬가지로, 영화스텝과 제작진들 또한 영화산업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적절한 편집시설과 숙박시설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영화제 기간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영화제작자나, 배우들에게 각광 받을 수 있는 편안한 제작환경과 숙박시설 등이 문화예술 도시 전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시설인프라의 제공이 전제 되어야.
최근 성공적인 대안으로, 한옥마을의 ‘사랑방’이 전주의 색채를 가지고 있는 숙박시설로 평가 받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의 ‘사랑방’이 외부 방문자들에게 관심을 받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주변한옥마을이 주는 이미지 때문이다. 싱그러운 뜰에 발을 디디고, 아름드리 그늘에서의 휴식을 취하며, 주변 산책로를 거닐며 만날 수 있는 전통찻집 등이 전주의‘사랑방’ 문화로 새롭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관객을 위해서 제공된다면, 영화인들을 위한 특화된 숙소도 아울러 필요하리라 본다, 비수기에 전주를 찾는 영화제작자나 스텝, 배우들이 적절한 전문 숙소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전주에 일반 숙박시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주의 전통성과 정체성에 걸맞고, 영화인들의 창의성을 자극할만한, 전주만의 독특한 영화 숙박시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 이다. 전주 국제 영화제는 영화제를 찾는 관객을 위한 축제이기도 하지만, 영화인을 위한 축제이기도 하다. 영화를 사랑하는 누구나가 축제 기간과 상관없이 영화를 제작하고, 영화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전주영화제의 지속적인 성공은 영화 문화 콘텐트만으로 가능한 것 아니라, 문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시설인프라의 제공이 전제 되어야 한다. 그리고 축제는 영화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전주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전통, 산업과 관광, 그리고 시설과 서비스가 총체적으로 엮여서 전통과 이야기를 만들어 갈 때 진정한 전주영화제의 성공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