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풍류속으로] (1)섬진강 발원지 데미샘과 진안 ‘섬진강 풍류도를 찾아서’

김현종 · 2026-05-27 · 자유

전북 진안에서 발원 임실, 순창, 전남 곡성, 구례, 경남 하동, 전남 광양를 거쳐 남해로 도도히 흐르는 섬진강 유역을 탐방하며 풍류도의 역사를 돌아보고 조상들의 멋스러운 삶의 여백을 담아본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2023년도 기획취재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실시하는 걸어서 역사속으로 ‘섬진강 풍류도를 찾아서’는 전북출신 출향인 모임인 신지식장학회 회원들과 동행했다.

산은 스스로 물을 가르고 물은 산을 넘지 않는다.

섬진강은 단군시대에는 모래내, 백제시대에는 다사강, 고려초에는 두치강으로 불리다가 고려 우왕 11년(1385년) 왜구가 섬진강 하구에 침입했을때 수십만마리의 두꺼비떼가 울부짖어 왜구가 광양쪽으로 물러났다는 전설이 있어 이때부터 강 이름을 두꺼비 섬(蟾) 나루 진(津)자를 붙여 섬진강이 되었다. 한국 전통지리 효시로 불리우는 산경표에 의한 산자분수령에 의하면 섬진강은 금남호남정맥의 팔공산 북쪽 천상데미봉서쪽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임실, 순창, 남원, 곡성, 구례, 하동을 거쳐 전남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장수와 순천, 남해도 유역에 속한다. 길이는 225Km, 3개 도, 11개 시군을 적시고 있다. 주요 지류는 추령천, 일중천, 오수천, 심초천, 경천, 옥과천, 요천, 수지천, 보성강, 황전천, 서시천, 화개천, 황천강, 주교천 등이 자라잡고 있다.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과 진안의 풍류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은 전북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팔공산 북쪽 기슭의 상추막이골마을에 자리잡고 있으며 데미는 봉우리를 뜻하는 ‘더미’에서 왔다. 샘 동쪽에 솟은 작은 봉우리를 천상데미봉이라 부르는데 이는 섬진강에서 천상으로 올라가는 봉우리라는 뜻이다. 따라서 데미샘은 천상봉에 있는 작은 샘(옹달샘) 즉 천상샘이 된다. 225Km 여정이 시작된다.

데미샘에서 시작된 샘물은 또 다른 골짜기에서 만들어진 샘물을 만나 데미샘자연휴양림을 가로질러 내려와 데미샘신촌생태마을에서 처음으로 인간들과 만나 동고동락의 역사를 연다.

생태마을 신암저수지에서 벗들을 만나 내달리기 시작한 섬진강은 진안서 많은 벗들을 불러 모은다. 먼저 은안소하천을 부르고 이어 백운동천, 상표천, 마치천, 은천, 세동천, 북수소하천, 진안천, 상림천, 달길천, 외궁천을 만나 강다운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다. 섬진강은 진안에서의 아쉬움을 표현이라도 하듯 산 계곡을 따라 수십번을 휘감아 돌다가 임실로 물줄기를 넘겨준다.

진안의 조상들은 수려한 산과 계곡을 벗삼아 만취정, 쌍계정, 영모정, 구산서원, 수선루, 풍혈냉천 등을 짓고 풍류를 즐긴다.

탐방자들이 찾은 풍류도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가자

바람(風)은 소통의 기술이다.

신라 말 고운 최치원 선생은 “나라에 현묘(玄妙)한 도가 있으니 이를 풍류(風流)”라 하였다. 풍류는 유·불·도를 포함하는 선교(仙敎)로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국가에 충성하며, 인위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말로서 말을 가르치지 않고, 행동을 통해 행동을 가르치는 습학과 선행을 높이고 이심전심(以心傳心)의 홍익인간의 덕을 쌓는 문화가 예로부터 있었다고 한다.

원광법사의 ‘세속오계’가 화랑도의 중요한 정신으로 있는 것으로 볼 때 ‘풍류도’는 백제의 두레문화와 고구려의 조의정신이 함께 계승되며 민족 정신문화의 원형으로 깊숙하게 자리 메김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최치원은 풍류로서 우리의 사상과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우리 스스로에게 제시하였다.

화랑세기, 동국통감에서 화랑의 우두머리를 풍월주(風月主)라는 호칭이 나온 것도 우연은 아닌 것 같다. 바람(風)은 세기에 따라 미풍과 강풍 그리고 태풍이 있다. 바람은 자연스럽게 불며 통과하지 못하는 곳이 없다. 그리고 바람은 누구와도 부딪치지 않고 부드럽게 흘러들어간다. 따라서 우리는 바람의 속성을 배워야 한다.

사람이 바람에 맞서려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바람에 순응하며 구름을 타고 날아야 좋은 운으로 변한다. 국기인 태권도에 도달하기 어려운 지극한 경지가 있는데‘풍운(風雲)의 경지’라 한다. 무술, 무예를 넘어 도에 이르는 경지인 것이다. 풍운아는 시대의 운을 타고 나야 하는데 바람의 기운이 아닌가 싶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건강을 점검할 때 진맥으로 혈류상태를 점검한다고 한다.

하늘의 마음은 바람의 운기로서 나타나는 것이기에 바람의 상태를 잘 파악해야 한다. 서산대사는 절명 시에 ‘생야일편 부운기(生也一片 浮雲起) 사야일편 부운멸(死也一片 浮雲滅)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고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쓰러짐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선거도 바람이 일어 군중이 모여야하는 것이기에 바람이 좌우한다. 사람은 신바람이 나야 제 역할을 하며 사는동안 밥값을 하고산다. 바람은 세상과 소통하는 기술이기에.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을 보셨나요?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팔공산 원신암 마을 상추막이골에는 ‘데미샘’이 있다. 이곳에서 시작된 물은 3개도 11개 시·군에 걸쳐 225km를 흐르며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긴 강, 섬진강을 이룬다.

일행과 함께 ‘데미샘’을 찾던 날은 장마가 심하게 오락가락하며 폭우를 쏟아냈던 7월의 어느 날였다. 낭만이 가득한 섬진강의 발원지를 찾아가는 설레임으로 발길을 멈출 수가 없었다.

데미샘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계곡을 따라 50여 분 정도 오르면 도착한다. 계곡 입구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요’라는 문구를 보니 섬진강에 그득한 낭만이 시작되는 곳임을 알겠다.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푸른 이끼가 바위를 감싸고 있으며 키높은 나무들이 너른 그늘을 만들어 주어 원시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오솔길을 따라 오르니 하늘로 올라가는 봉우리 ‘천상데미’ 주변에서 발원한 계류는 너덜 돌 아래를 흘러 ‘데미샘’에 모여든다. 빽빽하게 들어선 단풍나무와 산죽이 들려주는 오래된 바람과 별의 이야기를 품고 이끼 낀 계곡을 따라 서서히 흘러 내려 간다. 단풍나무와 산죽이 전해준 이야기들을 전해주기 위해서!

‘데미샘’은 섬진강의 시원일 뿐만 아니라 굽이굽이 돌고 돌아 도도히 흐르는 섬진강을 이루어 광양 앞바다에 도착하여 너른 세상을 품는 것이다.

△물은 산을 넘지 않는다

진안 팔공산(八公山/1,151m) 천상데미(1,080m) 아래 상추막이골 위쪽에 천상의 옹달샘 데미샘이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엔 섬진강의 발원지를 마이산으로 적고 있지만 실제는 데미샘이다. 1km쯤 아래에 생태학습공간과 숲체험공간, 숙소와 산책로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데미샘자연휴양림이 있다.

선각산(仙角山/1,141.5m)과 임실 성수산(聖壽山/876m)의 깊고 험한 산자락을 돌고 돌아 진안고원에 제법 넓은 충적평야 백운평야를 만난다. 백운계곡에서 흘러나온 맑은 물을 더한 백운천은 진안 성수산(1,059.2m)에서 내려온는 상표천과 마치천을 만나 몸집을 키운후 체계산을 만나 휘어지며 개천과 조우한다. 마령과 백운의 경계로 산악과 하천이 만나는 지리적 요충지다. 고대부터 양쪽 산언저리에 산성이 있음직한 곳이지만 후대에 수려한 산수를 배경으로 만취정(晩翠亭)과 쌍계정(雙磎亭)을 세웠다.

만취정은 ‘질버트타입 퇴적층’으로 진안 무주 국가 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절벽 아래 숨어 있다. 쌍계정은 백운천과 개천이 만나는 수려한 강변에 바위 동굴 속에 세운 6칸 누정이다. 지리산 쌍계사 초입에 새긴 고운 최치원(崔致遠)의 쌍계석문(雙磎石門)글씨를 집자하여 새겼다.

상표천 중류에 조선 중기의 효자 신의련(愼義連) 선생을 기리는 영모정(永慕亭)이 있다. 하천 주변으로 조성된 소나무 숲이 아름답다. 몸집을 키운 백운천이 진안고원 최대의 충적평야 마령평야를 충분히 적시고 난 후에 마이산 지맥의 끝자락 광대봉(607m) 아래 쌍벽루(雙碧樓) 앞에서 마이산에서 내려오는 은천과 합류한다. 그리고 강정리 마령체련공원 앞에서 모래재에서 내려오는 세동천과 만나 드디어 섬진강이 된다. 400m 하류에 수선루와 구산서원이 있다.

수선루(睡仙樓)는 오랜 비바람의 풍화현상인 타포니(Tafoni) 지형으로 형성된 동굴 속에 건립한 2층 누정이다. 석산을 뒤로하고 섬진강을 조망한다. 겨

목록으로 · 뱅기노자 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