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 있는 그대, 나만의 왕의 길 ‘왕도’를 설계하라

백승기 · 2026-05-06 · 언론보도

당신은 소비자인가? 개척자인가?

길은 어디에나 있다. 육지에는 자동차와 기차가 달리고, 바다에는 고기잡이배와 화려한 유람선, 거대한 항공모함이 파도를 가르며 나아간다. 하늘에는 항공기가 구름을 넘고, 로켓이 중력을 거슬러 우주를 향한다. 하지만 묻는다. 그 길 위에 놓인 수많은 이동 장비 중 진정 당신만의 것이 있는가?

당신은 이미 정해진 노선을 따라 실려 가는 승객인가, 아니면 조종간을 잡은 설계자인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정해진 항공편에 몸을 맡긴 채 남이 정해준 목적지로 향하는 삶은 ‘소비자’의 삶일 뿐이다. 소비자는 길을 만들지 않는다. 만들어진 길 위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안락함을 살 뿐이다. 청년들이여, 당신에게는 ‘나만의 길’이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 닦아놓은 매끄러운 도로 위에서 소비자이자 추종자로 안주하고 있는가? 로(路)는 만인의 통행로이며, 도(道)는 주관적 철학의 궤적이다.

길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다. ‘로(路)’는 이미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물리적인 통로다. 누구나 통행할 수 있고, 이미 검증된 길이다. 반면 ‘도(道)’는 자기만의 신념과 안목으로 개척한 특정된 길이다. 조선의 왕들이 걸었던 왕도(王道)는 산책로가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라는 거대한 도시를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한 치열한 통치 철학의 집약체였다. 과거 백성의 통행로를 닦는 것이 곧 왕의 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를 통해 보았다. 준비되지 않은 자가 걷는 길은 피난길(선조)이 되거나 치욕의 길(인조)이 된다. 반면 시대를 앞선 안목을 가진 자는 훈민정음이라는 애민의 길(세종)과 수원 화성이라는 혁신의 길(정조)을 열었다.

지금 우리 시대는 누가 길을 열어주기를 기다리는 안목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내가 해야 한다. 우리 시대의 안목과 기술로 육지의 길을 다시 보고, 망망대해의 바닷길을 다시 보며, 구만리 하늘길을 보라. 그 세 가닥의 길 속에 당신이 나아갈 미래의 설계도가 숨어 있다.

별나라 왕자라는 환상을 버리고, 길 위의 개척자로 귀환하라. 부모에게 가장 큰 효도는 그들이 만든 길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가 닦아놓은 길에서 내려와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생애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혹시 자신을 현실과 동떨어진 ‘별나라 왕자’라 착각하며 누군가 길을 터주길 바라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이 돌아갈 곳은 안락한 도시의 성안이 아니라, 거친 야생의 개척지여야 한다. 검법(劍法)은 원리이고 검술(劍術)은 기술이다. 검법은 배우면 되고 기술은 익히면 되지만, 검도(道)는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로(路)는 이미 존재하는 것이요, 도(道)는 당신의 발자국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역사의 추종자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역사의 주역이 될 것인가?

당신이 이 시대의 왕(King)임을 증명하라. 역사는 묻는다. 누가 이 시대의 주인인가? 그리고 답한다. “당신이 왕이다(You are the king).” 이제 육지로, 바다로, 하늘로 나아가라. 정해진 노선을 거부하고 당신만의 로켓을 쏘아 올려라. 당신이 걷는 그 걸음이 곧 새로운 시대의 왕도(王道)가 될 것이다. 우리는 길 위에서 걸어야 한다. 걷다 보면 답이 나오고, 살기 위해서도 걸어야 한다. 왕도는 안락한 의자가 아니라 차가운 길 위에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이여, 일어나라. 당신이 진정한 왕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보여줘라. 그래야, 인생이 아름답다. 똑같은 물이라도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되지만,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된다. 당신이 딛고 서 있는 그 길 위에서, 당신은 무엇을 만들어낼 것인가. 안목을 높여라. 기술을 익혀라. 그리고 당신만의 도(道)를 완성하라. 길은 이미 당신 발밑에 있다.

백승기 건축사·도시공학박사 출처 : 전북도민일보( http://www.domi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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