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독립운동 속으로 시리즈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견학 소감문

홍준기 · 2026-08-24 · 신지식 청년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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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견학 소감문 경희대학교 회계학과 홍준기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동기는 무엇일까? 주식시장을 공부하며 배운 것 중 하나는 사람들이 ‘탐욕과 두려움’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사람은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는 탐욕에 따라 행동하고, 손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위험을 피하려 한다. 특히 사람은 같은 크기의 이익에서 느끼는 기쁨보다 손실에서 느끼는 고통을 더 크게 받아들이는 ‘손실 회피 성향’을 보인다. 그렇다면 탐욕과 두려움 가운데 두려움이 사람을 움직이는 더 강한 힘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은 서대문형무소를 견학하면서 더욱 커졌다. 형무소 내부의 좁은 옥사와 당시 사용된 고문 기구를 보며, 그곳에 수감된 독립운동가들이 겪었을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조금이나마 상상해 보았다. 전시된 고문과 형벌은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반인륜적인 행위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잔혹했다. 인간이 견디기 어려운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들은 무엇으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을까?

처음에는 나라를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고문에 대한 두려움보다 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독립운동가들의 행동을 두 가지 두려움의 크기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나라’는 단순한 영토나 국가의 이름만을 의미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안에는 가족과 동료의 삶, 자신의 언어와 문화,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 그리고 다음 세대의 미래가 함께 담겨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굴복하면 소중한 사람들과 후손들까지 자유를 잃을 수 있다는 책임감과 반드시 독립을 이루겠다는 신념이 그들을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독립운동가들이라고 해서 고통과 죽음이 두렵지 않았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기에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럼에도 두려움 속에서 행동했다는 점이 그들의 선택을 더욱 위대하게 만든다. 결국 그들을 움직인 것은 두려움이 없는 용기가 아니라, 두려움보다 중요하게 여긴 가치였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안위보다 공동체의 자유와 미래를 앞에 놓았기 때문에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의지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인과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오늘날의 우리가 그들보다 의지가 약하거나 이기적이어서라기보다, 자유를 빼앗긴 상황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절박함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것일 수 있다. 나 또한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독립운동가들처럼 행동할 수 있을지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렵다. 이러한 질문 앞에서 내 모습이 작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서대문형무소를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그곳이 어떤 역사를 지닌 장소인지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지금 누리는 자유가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희생의 구체적인 모습과 무게까지는 알지 못했다. 독립운동을 위해 흘린 피와 감내해야 했던 고통을 직접 마주하고 나니, 이러한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고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다.

이번 견학을 통해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강한 힘은 탐욕이나 두려움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때로는 신념과 책임감, 자신보다 더 큰 공동체를 위한 마음이 인간의 본능적인 두려움보다 강한 힘이 될 수 있다. 나는 독립운동가들과 같은 희생을 할 수 있다고 쉽게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그들의 희생으로 얻은 자유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우리가 지나온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기억하는 것부터 실천하고자 한다. 서대문형무소 견학은 과거의 아픔을 살펴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내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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