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독립운동 속으로 시리즈

1회차_안중근의사기념관_이서은

이서은 · 2026-08-23 · 신지식 청년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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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식장학회 – 걸어서 독립운동 속으로 1회차 안중근의사기념관]

중앙대학교 간호학과 이서은

짧은 비예보가 있던 금요일 광복절 하루 전, 남산 자락에 자리한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았다. 전시를 둘러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것 같다. 서른 정도 삶을 나라를 위해서 온전히 내던진 한 사람의 흔적이, 전시실을 지날때마다 나에게 무겁게 다가왔다.

전시 마지막에는 안중근 의사께서 생전 남기신 유묵들을 모아서 볼 수 있었다. 유묵들을 천천히 둘러보며, 같은 조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臨水羨魚 不如退結網(임수선어 불여퇴결망)> 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1910년 3월, 순국을 앞두고 뤼순 감옥에서 남기신 글이었다. 이 글귀는 “물에 가서 물고기를 탐내는 것은, 물러나 그물을 짜는 것만 못하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처음엔 그저 옛 경구려니 했는데, 곱씹을 수록 그분의 삶 전체가 이 한문장에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를 잃은 현실 앞에서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기만 하지 않고, 물러나 그물을 짜듯이 스스로 준비하고 실행하고 옮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안중근 의사께서 하얼빈으로 떠나기 직전 동지 우덕순에게 지어 주었다는 〈장부가(丈夫歌)>도 함께 볼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음녀서, 죽음을 각오하고 떠나는 사람의 두려움과 결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것같았다. 이 두글을 나란히 보고 나서야, 그분의 결심히 순간의 격정, 충동이 아니라 올내 준비와 다짐끝에 다다른 것이었음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앞에서야 나는 지금 내가 무엇을 위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그저 바라기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실제로 내가 그물을 짜고있는지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전시를 보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인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안중근 의사는 순흥 안씨이다. 최근 어느 배우의 친일파 조상 논란이 화제가 되었는데, 공교롭게 같은 성씨였다. 훗날 백범 김구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 역시 같은 순흥 안씨였다. 안두희는 독립운동과 무관한 삶을 살다가, 오히려 독립운동의 상징 같은 존재였던 김구 선생을 쏜 사람이다. 같은 핏줄에서 나고도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켰고, 누군가는 그 반대편에 섰다는 사실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성씨나 혈연이 그 사람의 길을 결정해주지 않는 다는 것, 결국 어떤 사람 곁에서 무엇을 보고 배우며 자랐는지가 그 길을 갈라 놓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성인이 되고서 나는 박물관이나 역사 기념관에 가볼 생각을 거의 해본적이 없는 것같다. 늘 과제와 실습, 시험에 쫓기며 하루를 살았고, 역사는 언제나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챙겨야할 일이었다. 이번에 장학회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도 안중근의사의 유묵하나 제대로 마주할 일 없이 지냈을 것이다. 장학회에 들어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생각의 끝에서 나는,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사람들과 발 딛게 될 자리들을 조금 더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 역사탐방을 다니고 같은 장학회 안에서 여러 인재들과 인연을 쌓아가면서, 역사를 바라보는 나만의 생각을 더 단단히 세우고 싶다. 그저 바라는 데 그치지 않고, 그물을 짜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고민하고 준비하며 성숙해지는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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